니제르 수도를 아부자로 잘못 서술한 스페인어 교과서 [반크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박성진 기자 =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는 13일 스페인 주요 교과서 출판사에서 발행된 역사·지리 교과서를 분석한 결과 아프리카에 관한 사실 오류와 유럽 중심의 서술 편향을 확인하고 해당 출판사에 시정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분석 대상은 스페인 주요 교과서 출판사인 산티야나(Santillana)·아나야(ANAYA)·비센스 비베스(Vicens Vives) 3곳이 발행한 역사·지리 교과서 8종이다.
반크는 대표적인 사실 오류로 산티야나가 발행한 고등학교 세계사 교과서(Historia del Mundo Contemporáneo 1 BTO)의 사진 설명에서 '2019년 니제르의 수도 아부야에 있는 한 기술 기업의 판매대'라는 서술을 지적했다.
그러나 아부야(스페인어 Abuya·영어로는 아부자)는 나이지리아의 수도이며, 니제르의 수도는 니아메다.
유럽 중심의 역사 서술도 확인됐다.
아나야의 고등학교 세계사 교과서(Historia del Mundo Contemporáneo 1 Bachillerato)에서는 영국 선교사 데이비드 리빙스턴을 1855년 잠베지강의 빅토리아 폭포를 '발견한 사람'(el descubridor)으로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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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폭포는 리빙스턴이 도착하기 이전부터 현지 주민에게 널리 알려져 있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도 이 폭포의 공식 명칭을 모시오아툰야(Mosi-oa-Tunya)·빅토리아 폭포(Victoria Falls)로 병기하고 있다.
반크는 "유럽인이 도달한 시。을 장소의 '발견'으로 규정하는 서술은 그곳을 이미 알고 이름 붙이며 살아온 현지인의 지식과 역사를 배제할 수 있다"며 유럽인의 도달과 해당 장소의 발견을 구분해 서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교재에서는 또 '검은 아프리카'(África negra)라는 표현도 사용됐다. 이에 대해 반크는 아프리카 대륙을 인종적 범주로 구분하는 대신 문맥에 따라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África subsahariana)와 같은 지리적 표현을 사용하자고 제안했다.
부정적 이미지로 아프리카 사례를 선택한 스페인 교과서 [반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아프리카의 탈식민화를 설명하는 과정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반복됐다.
산티야나의 중등 역사 교과서(4ESO Historia)는 탈식민화가 늦어진 배경을 '저발전된 사회 구조의 지속과 강력한 민족주의 운동의 부재'로 설명했다. 아나야의 고등학교 세계사 교과서 역시 탈식민화가 1950년대 말에야 시작된 이유를 대다수 영토의 '빈약한 사회·경제적 발전' 때문이라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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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런 분석은 아프리카 각지에서 식민 통치 시기부터 다양한 형태의 반식민 저항과 민족주의 운동이 전개된 것을 간과한 것이다.
아프리카의 독립을 설명하는 표현에서도 유럽 중심적 시선이 드러났다.
다수의 교재에서 프랑스·포르투갈이 독립을 '막지 못했다'(no logró frenar), 드골 프랑스 대통령이 알제리의 자결권을 '인정했다'(reconociese), 스페인이 독립을 '부여했다'(concedió)는 식의 표현을 사용됐다.
아프리카의 독립을 현지 민중이 조직하고 요구하며 쟁취한 정치적 과정이라기보다, 식민 종주국이 허용하거나 더 이상 막지 못해 이뤄진 결과처럼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영양실조, 백신 불평등, 물 부족, 전시 성폭력 등 전 지구적 문제를 설명하면서 대표 사진이 감비아·나이지리아·케냐 등 아프리카 국가에 집중되는 사례가 5종의 교과서에서 10건 이상 확인됐다.
반크는 이번 분석 결과를 정리한 보고서와 시정 서한을 산티야나, 아나야, 비센스 비베스 3개 출판사에 발송했다.
비센스 비베스는 "편집팀과 정보를 공유했으며, 향후 인쇄본에서 검토·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는 공식 답변을 보내왔다고 반크는 전했다.
산티야나와 아나야에도 분석 결과와 구체적인 수정 제안을 전달하고 답변을 요청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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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크는 지난해부터 '아프리카 바로 알리기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교과서·사전·인공지능(AI) 등 교육 정보 환경 전반에서 아프리카에 대한 서술을 。검해 왔다.
반크는 한국어와 영어에 이어 이번에 스페인어 교과서로 분석 대상을 확대했다.
박기태 반크 단장은 "세계사 교과서는 서로 다른 사회의 역사와 경험을 연결해 이해하는 중요한 교육 매체인 만큼, 아프리카 역시 외부의 시선으로 규정되는 대상이 아니라 고유한 역사와 사회적 맥락을 가진 주체로 다뤄져야 한다"며 "이런 변화가 특정 대륙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것을 넘어 학생들이 세계를 보다 균형 있고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기반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분석을 담당한 이세연 반크 청년연구원은 "이번 분석을 계기로 교과서 집필과 개정 과정에서 사실의 정확성뿐 아니라 표현 하나가 만들어 내는 관.과 맥락까지 세심하게 검토하는 논의가 확대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반크는 이번 스페인 교과서의 아프리카 분석을 계기로 국민이 정부 부처의 아프리카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예산을 직접 살펴보고 평가하며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국민주권 플랫폼 '내가 바로 AI 국회의원'(koreavision.one)을 적극 활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외교부의 아프리카지역 국제개발협력 정부 예산이 2천460억원에 달한다면서, 정부가 스페인과 전세계 교과서에 있는 아프리카 편견 인식 개선사업에도 예산 일부를 사용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a)와 같은 지리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