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킥보드와 자전거들이 길거리에 널브러져 있어서 부딪힐 뻔했습니다. 주차장이 있는데 왜 이곳에 버젓이 놓여 있는지 모르겠어요.”
14일 오전 11시께 찾은 수원시 영통구 청명역 앞. 역사에서 불과 5m 떨어진 곳에는 개인형 이동장치(PM) 전용 주차장이 설치돼 있었지만, 정작 수십 대의 PM은 주차구역을 벗어난 채 인도와 도로 가장자리에 방치돼 있었다. 시민들은 PM을 피해 걸음을 옮겨야 했고, 출입구 주변은 어수선한 모습이었다.
이곳에서 만난 한 시민은 “PM 주차장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여전히 도로 위에 무방비하게 방치된 경우가 많다”며 “역사 주변은 유동 인구가 많아 더 위험해 보인다”고 말했다.
같은 날 안산시 중앙역 앞 상황도 비슷했다. 중앙역 2번 출구 인근에는 주차구역이 설치돼 있었지만, 정작 이용자들이 오가는 동선에는 PM이 무질서하게 놓여 있었다. 역사 주변에는 여러 대의 PM이 한곳에 몰려 있었고, 일부는 보행로까지 침범해 있었다.
도내 지자체가 PM 무질서를 막기 위해 전용 주차장 설치를 확대하고 있지만, 공간 조성과 함께 견인·수거에도 별도 예산을 투입하면서 예산 운용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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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일보의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기준 도내 31개 시·군 가운데 약 17곳이 ‘경기도 개인형 이동수단 주정차 가이드라인’에 따라 PM 주차장을 운영하고 있다. 소방시설과 버스정류장, 택시승강장, 횡단보도 등과 일정 거리를 두고 보행과 건물 출입을 방해하지 않는 장소에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수원시는 지난해 PM 주차장 650곳 조성에 9억5천만원을 투입했다. 올해도 356곳을 추가 설치하기 위해 7억9천200만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화성시는 지난해 공유 PM 주차장 조성에 1억5천만원을 투입한 데 이어 올해는 3억원을 편성했다. 자전거·PM 관련 시설물 유지관리 예산도 지난해 5억5천만원에서 올해 6억원으로 늘었다.
부천시는 지난해 PM 거치대와 주차구역 62곳을 조성하는 데 3천663만원을 투입했으며, 시흥시도 지난해 1천133만7천원을 들여 PM 주차장을 설치했다. 올해도 1천104만9천원의 예산을 편성해 총 68곳의 주차장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주차장 조성에도 불구하고 PM 견인·수거를 위한 예산은 별도로 편성되고 있었다.
실제 수원시는 지난해 방치된 PM 1천66건을 견인·수거하는 데 5천520만원을 집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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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6월까지 1천830건을 수거했고, 관련 예산으로 1억원을 투입했다.
화성시 역시 지난해 68건, 올해 83건의 PM을 견인·수거했으며 관련 예산으로 각각 1억1천600만원과 1억6천100만원을 편성했다.
부천시는 지난해 1억1천300만원, 올해 1억831만원의 관련 예산을 편성했다. 시흥시도 자전거 이용시설 관리 예산 2억5천만원 범위에서 일부 PM 관련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전용 주차장이 설치된 곳에서도 PM이 인도와 역사 출입구 주변에 방치되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결국 주차 공간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무질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민원이 접수되면 즉시 수거하기보다 일정 기간 신고를 모아 일주일 단위로 처리하고 있다”며 “PM 이용자들이 목적지에 도착한 뒤 지정된 장소가 아닌 곳에 기기를 세워두고 떠나는 경우가 많아 이를 다시 수거하기 위한 인력과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현 이용 방식을 개선하는 한편, 주차장 설치 과정에서 시민 편의를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호택 배재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이용자의 이동 패턴을 분석해 일정 구간에 반납 장소를 지정하고, 정해진 장소에서만 반납할 수 있는 등의 시스템을 도입한다면 불필요한 예산 지출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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